201614회를 맞는 이곳만은 꼭 지키자!’ 시민공모전 시상식이 지난 1121일 문학의집 서울 산림문학관에서 개최됐다. 이번 시상식은 선정대상이 공개되면서 뜻하지 않게 언론으로부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수상작에 케이블 건설로 환경파괴 논란이 일고 있는 남설악 오색지구가 선정되었기 때문이다. 민간단체가 내부선정기준에 따라 훼손위기에 처한 대상지를 선정한 것은 일상적인 일이다. 문제는 이번 행사를 후원하고 있는 환경부의 반발이었다. 환경부는 본래 환경부장관상을 이번 시상식에 후원하기로 약속돼 있었다. 하지만 환경부장관상의 수상지역이 아님에도 남설악 오색지구를 수상지역으로 선정한 것을 들어 상장 지원 거부를 통보한 것이다.

[케이블카 건설 논란이 일고 있는 국립공원 설악산 남설악 오색지구]


민간단체의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활동을 환경부가 반대하고 나선 것에 대해 시민사회단체의 비판과 언론의 질타가 이어졌다. 그리고 이러한 배경 하에 진행되는 시상식이기에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시상식에 참가하신 분들에게 전하는 환영 인사에서도 김원 이사장님은 환경부의 반환경성과 민간단체의 자율적 활동을 부정하는 행위를 질타하였다. ‘깨어있는 젊은 지성이신 김성훈 고문님의 축사는 어지러운 시국, 참석하시는 분들에게 위안을 드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어서 수상자들이 직접 응모한 지역을 소개하는 하는 순서와 문화공연 그리고 6개의 시상내역에 따른 발표가 이어졌다. 사실 6개의 시상내역은 일반적인 순위로 단정 짓기에 어려움이 있다. 응모된 모든 지역을 개량화하여 어디가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지 서열화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미래세대지킴이상은 두 단체가 공동으로 수상하였다. ‘산황동 마을숲을 응모한 고양환경운동연합인천 저어새의 서식처 남동유수지을 응모한 인천저어새네트워크가 선정되었다.

산황동은 마을에서 200미터 떨어진 골프장에서 날아 든 공에 맞아 팔에 금이 가는 부상을 입거나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곳이다. 그럼에도 골프장 사업주는 다시 9홀의 골프장을 주민들의 땅도 매입하지 않은 채,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사업자의 계획대로라면 숲은 파괴되고 매입되지 않은 주민의 집이 골프장 잔디밭에 덩그러니 얹어지게 된다. 이 기가 막힌 골프장 증설 계획이 인허가를 얻어 고양시 산황동에서 실제로 추진되고 있다. 증설되면 골프장 안에 들어 선 민가뿐 아니라, 30여 가구가 골프장과 5~20m의 거리에 놓이게 된다. 마치 전쟁처럼 골프장이 마을로 쳐내려 오는 것이다

[골프장 증설로 마을공동체가 와해될 위기에 처한 고양 산황동]


마을과 골프장 사이의 경계인 숲에서 골프공은 어렵지 않게 발견된다. 그린벨트 지역임에도 사업자는 매입되지도 않은 숲을 벌목하거나 제초제로 나무를 고사시키기도 하며, 심지어는 고의적인 방화를 일삼는다고 한다. 불법적인 벌목을 막기 위해 지역주민들이 나무에 번호표를 붙였다.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은 지난 3, 아이들까지도 곱은 손을 호호 불어가며 번호표 작업을 함께 하기도 했다.

인천저어새네트워크가 응모한 인천 저어새의 서식처 남동유수지1980년 중반에 조성된 유수지 내의 인공섬에 천연기념물인 저어새가 서식하는 장소이다. 2016년까지 150여 마리의 저어새가 둥지를 틀고 새끼를 키우는데, 도심에서 저어새를 유일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남동유수지는 도심에서 천연기념물 저어새를 탐조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아름다운자연상영종도 갯벌을 응모한 인천녹색연합에 돌아갔다. 영종도 주변의 갯벌은 인천항 준설토의 투기장으로 꾸준히 매립돼 왔다. 급기야 한강, 임진강, 예성강이 합류하는 강화도 남단 갯벌과 물길로 이어진 영종도의 남북단 갯벌의 매립까지 추진되고 있다. 강화 남단갯벌은 천연기념물보호구역이다. 매립으로 인해 수십만 년 동안 형성된 갯벌의 정밀한 시스템이 한순간에 무너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천연기념물인 강화 남단 갯벌과 이어진 영종도 갯벌도 매립위기에 처해 있다]


내셔널트러스트상제주 수산평 벵듸를 응모한 제주환경운동연합이 수상하였다. 화산이 만든 초원지대의 제주 방언인 벵듸. 화산이 만든 숲인 곶자왈과 화산이 만든 산인 오름은 잘 알려져 있지만, 벵듸는 아직 미개척 영역이다. 우리나라 초지의 46.6%가 제주에 있는 이유도 한라산과 해안지대의 완충구역인 벵듸의 존재에 기인한다

[화산이 만든 초지 벵듸, 특히 수산평 벵듸는 제2제주신공한 건설로 인한 난개발로 훼손이 우려된다]


중산간지역의 초원지대를 이루는 벵듸는 고려말, 원나라 지배하에 말목장으로 운영되기도 했다. 이곳이 학술적으로 미개척 영역인 점과 달리 개발의 압력은 지속적으로 높아가고 있다. 경치가 좋은 초원지대이기에 별도의 매립이나 절토작업 없이 개발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생태보전등급 역시 낮다. 벵듸는 현재까지 마을 공동의 말목장으로 이용되고 있는데, 고령화로 인한 말목장이 지속적으로 감소되고 있는 지금, 중국인의 자본 등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고 있다. 마을 전체의 공유재산이 무너지면 나라의 땅까지 외세의 손에 넘어갈 수 있음을 뼈아프게 말해주고 있다.


문화재청장상은 사단법인 섬연구소가 응모한 이중섭 거주지 및 나전칠기 강습소로 선정되었다. 1930년대 초 건축된 공간으로, 한국전쟁 중, 화가 이중섭이 통영에 머물면서 그의 대표작을 스케치하였거나 그렸던 곳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하지만 소유주가 이 건물을 헐고 신축을 추진하고 있어, 훼손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화가 이중섭이 통영에서 2년간 머물면서 그의 대표작을 완성했던 공간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보전특별상김해 봉하마을 화포천 습지를 응모한 봉하논세상에게 수여됐다. 임점향 선생님에 따르면 ‘9년 동안 친환경농업을 진행해 오던 봉하마을이 힘든 고비를 넘고 있다고 전한다. 전체 면적 24만여평 중 부재지주가 소유한 농토는 약 50%. 지역 연고의 특정 가문 자손들이 소유한 토지가 30%이고 나머지 20%가 지역주민들이 소규모로 땅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외지의 토지소유주들이, 개발이 용이치 않아 상대적으로 지가가 낮은 농업진흥구역의 해제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은 지역에 연고를 갖고 있는 토지소유주들을 앞세워 친환경농업 포기를 종용하도록 했고, 결국 지난 6월 농업진흥구역 해제 신청이 접수되기에 이른다. 친환경농업이 어려울 수 밖에 없는 농지의 소유구조, 사람들의 인식, 땅에 대한 욕망의 실체가 드러난 것이다.

[유기농으로 생태계가 복원되고 있는 화포천에 '농업진흥구역 해제'가 추진되고 있다]


친환경농업 9년동안 인근 화포천은 놀라운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전한다. 화포천은 상류 공장에서 흘려 보내는 오폐수와 쓰레기가 방치된 오염된 하천이었다.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을 금지하고 약 100톤에 이르는 폐기물을 수거했으며, 이러한 분위기에 발맞춰 공장에서도 오폐수 방류 금지에 협조하고 있다. 현재 화포천은 주민들의 관심 속에 생태계가 복원되는 중이라고 소개했다.

내셔널트러스트대상설악산 국립공원 남설악 오색지구를 응모한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해동이 수상했다. 이 지역은 국립공원, 천연기념물보호구역, 생물권보전지역,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백두대간보호구역등 겹겹이 보호구역으로 설정될 정도로 핵심보전지역이다. 이곳은 환경부가 오색케이블카 사업을 조건부로 승인한 곳으로, 노선 예정지는 10여종의 천연기념물과 36여 종의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멸종위기종1급이자 천연기념물 217호인 산양의 주서식지이기도 하다.


[제14회 이곳만은 꼭 지키자! 수상작]

시상내역

선정작

수상단체

상금 및 부상

내셔널트러스트 대상

설악산 국립공원 남설악 오색지구

설악산국립공원지키키국민행동

상금 100만원

환경보전특별상

김해 봉하마을 화포천 습지

봉하논세상

상금 100만원

문화재청장상

이중섭 거주지 및 나전칠기 강습소

사단법인 섬연구소

상금 100만원

내셔널트러스트상

제주 수산평 벵듸

제주환경운동연합

상금 70만원

아름다운자연상

영종도 갯벌

인천녹색연합

상금 50만원

미래세대지킴이상

산황동 마을숲 및 느티나무

고양환경운동연합

상금 50만원

인천 저어새의 서식처 남동유수지

인천저어새네트워크

상금 50만원

 

당일 행사장에서는 바로 전 주에 결정된 영양댐 건설의 백지화 사례가 소개하며 자축을 하기도 했다. 11회 시민공모전에 영양 장파천을 응모하여 미래세대지킴이상영양댐반대대책위에 수여되었고, 장작 8년간의 반대활동 끝에 백지화에 성공한 것이다. 또한 최근에는 201412회 시민공모전에서 내셔널트러스트 대상을 수상한 서부 DMZ일원 임진강 하구가 응모한 단체인 파주환경운동연합의 노력으로 사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벌어질 예정이었던 임진강 준설사업을 백지화시키기도 했다.

이처럼 이곳만은 꼭 지키자!’ 시민공모전은 횟수를 거듭할수록 각종 개발과 그에 따른 훼손으로부터 환경과 문화유산을 보전하는 대표적 행사로 정착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장의 힘겨운 보전활동의 고민을 나누고 서로가 서로에게 위안이 되어주는 자리로서 의미 또한 크다.


행사의 마지막 순서는 각 지역에서 보전하고자 하는 대상을 피켓과 현수막으로 제작하여 구호와 함께 기념촬영을 마무리 됐다. 수상자와 참석하신 모든 분들이 염원, 그리고 하나된 목소리를 통해 힘겨운 현장활동에서 위로가 되고 다함께 마주친 손뼉을 통해 굳건한 연대를 확인하는 제14이곳만은 꼭 지키자!’ 시민공모전 시상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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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국내셔널트러스트 한국내셔널트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