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내셔널트러스트 32호 [집중과조명]- 한국의 도시농업

③ 차가운 철과 뜨거운 예술 사이에 따뜻한 옥상 소작농들의 이야기-문래도시 텃밭

글: 최영식/ 문래동 텃밭 이장

 

 

[집중과 조명] - 한국의 도시농업

① 현대사회와 도시농업 (오충현/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

② 도시농업의 해외 사례와 동향 (이은희/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

③ 차가운 철과 뜨거운 예술 사이에 따뜻한 옥상 소작농들의 이야기-문래도시 텃밭 (최영식/ 문래동 텃밭 이장)


 


왜 도시텃밭를 시작한 것인가?

도시농사는 도시 내 유휴지, 옥상 등 자투리 공간을 활용하여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지고 목적도 다양하다. 우리 텃밭이 자리한 문래동 일대는 6~70년대부터 종일 그렁그렁 철 깎는 소리, 용접불꽃이 튀기는 철가공소와 크고 작은 원형, 사각형의 철재들이 기하학적으로 쌓여 있는 철재상가 밀집지역이다. 2000년 중반부터는 공장들의 외곽 이전, 철강 경기 하락 등으로 빈 2,3층 공간에 상대적으로 값싼 임대료를 찾아 젊은 예술가들이 하나, 둘 들어오기 시작했고, 현재는 200명이 넘는 작가들이 문래창작촌을 형성하면서 철공소들과 색다른 동거가 이루어지고 있는 곳이다. 차가운 철과 뜨거운 예술이라는 이질적인 만남 속에서 몇 몇 작가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관계 맺기와 공존의 방식을 찾기 위한 얘기가 오가 던 중 텃밭에서 답을 찾아보기로 한 것이다.


예술로 농사를 짓다?

2011.2월 생각을 같이 하는 예술가, 주민, 철공소엔지니어, 직장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살기 좋은 텃밭’ ‘사이좋은 텃밭’ ‘보기 좋은 텃밭’을 목표로 회색 도시 안에 흙냄새와 사람냄새를 찾아 나섰다. 작가들이 세 들어 있는 건물을 중심으로 건물주들을 접촉하여 보니 대부분 3,40년된 노후 건물이라 취지는 이해하지만 하중, 누수, 사용 기한 문제 등으로 텃밭 찾기는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여러 번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쓰레기 더미에 쌓인 60여평 남짓한 옥상을 치우고 소박한 도시 소작농이 되었다.

2011년 5월 5일  <예술로 농사를 짓자>는 깃발을 꽂고 시농제로 첫 삽을 떴다.


이곳은 수십 년 동안 쇠쟁이들이 모여 터전을 잡고, 근자에는 예술가들도 터를 잡았으니, 다르면서 같은, 같으면서도 다른 삶의 터전에 작은 옥상텃밭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자그마한 텃밭농사가 여기 문래동에 생명의 소중함을 아는 지혜를 주시고, 저희들의 작은 시작이 온 세상에 창대하게 퍼지기를... < 시농제 축문 중에서>


주변 이웃들과 한 바탕 잔치를 벌리고, 농사를 통해서 도심 속 이질적인 사람들 간에 커뮤니티 가능성에 대한 실험을 시작한 것이다. <농사는 예술로 짓는 게 아녀. 정성이제...>라고 핀잔을 듣기도 했지만, 누군가가 올라와 푸릇한 작물들을 보고 기분이 상쾌해 진다면 잘 심었거나 막 심었거나 농사는 분명 예술이다.


텃밭 만들기 과정


운영방칙

특별한 원칙을 정하지 않고 누구라도 참여 가능한 느슨한 연대 속에 운영된다.

현재 3~40여명이 들쑥날쑥 참여하고 있으며, 월 2회 워크숍과 SNS를 통해 수시 모임을 논의한다. 워크숍은 텃밭 가꾸기와 액비, 난황유 만들기, 수확물로 요리해보기(방울토마토 피클, 모히또, 통마늘 장아찌 담기 등), 텃밭주머니 그림그리기, 천연양초 만들기, 영화보기 등 참여자들의 제안에 따라 다양하게 이루어진다. 

워크숍 후 뒤풀이는 다양한 사람만큼 다양한 주제로 얘깃거리가 풍성하다. 특히 시농제와 김장하는 날은 동내 철공소분들과 작가들을 초대하여 텃밭잔치를 연다. 농사일이나 잔치 공연에 어린이들도 적극 참여시킨다. 올 8월에는 강풍으로 농막용 비닐하우스가 소실되어, 어린이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스스로 원하는 농막을 설계토록 하였다. 어린이들의 아이디어를 최대한 반영하여 포장마차형 농막을 만드는 중이다. 

규모는 작지만 다양한 시도

한 통지만 꿀벌도 키운다. 긴좌의 벌꿀 유명하다던데 우리도 해볼까? 대개는 이렇게 시작된다. 어린이들도 오는 데 위험하다는 반론이 나오면 벌통은 옥상 위 옥탑에 놓고 관리자가 없을 땐 사다리를 치우는 것으로 해결방안을 찾는다. 벌 전문가를 불러 워크숍을 하고, 꿀 수확보다는 도심에서 벌이 생존 할 수 있을까, 라든지 벌은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 우리 생태계에 얼마나 유익한  존재인가를 알리는데 더 의미를 둔다.

지렁이를 키우기도 했다. 텃밭에서 나온 작물을 유기농 카페에 공급하고, 그곳에서 남겨진 음식물을 가져다가 지렁이의 사료로 사용하고 지렁이 분변토는 텃밭거름으로 사용하는 식으로 의미부여를 한다.

농한기에는 ‘도시농부학교’을 열어 간단한 농사기술뿐만 아니라, 식량 주권, GMO, 토종종자, 푸드 마일리지문제 등 도시인들 알아야 할 이슈를 통해 농업에 대한 이해, 소비 형태의 변화를 기대한다. 빗물 저금통도 만들어 보고 가끔은 마르쉐, 하자센터의 달시장 등 ‘도시농부장터’에도 참여한다.

젊은 농부

참여자들이 원하는 것들은 공간이 허용하는 한 다 심는다

 현재 30-40여 가지의 작물들이 서로 어우러져 있다. 상추 등 엽채류 외에도 딸기, 토마토, 야콘, 돼지감자, 블루베리, 땅콩, 수세미, 바질 등 허브류는 물론, 잡초라 부르는 것들도 작물을 망치지 않는 한 홀대하지 않는다. 바람에 날려 왔거나 모종흙에 딸려온 까마중, 쇠비름, 왕골 이런 것들이 함께 자란다. 

후쿠시마에서 원전지역에서 가져온 목화도 한 켠을 차지하고 있다. 후쿠시마 목화 프로젝트에 참여한 단체와 수확한 솜에서 실을 뽑아 팔찌, 연실들을 만들어 탈핵운동 등 이벤트를 진행 할 계획이다.


일종의 태평농법

감자 등 어쩔 수 없는 작물이외는 수확 후에도 그대로 두어 자연사나 안락사를 시킨다. 싹이 트고 잎이 나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는 과정을 대부분 보여준다. 쑥갓, 부추, 치커리, 메밀, 허브 꽃들이 어우러져 옥탑에 키우는 벌들에게 일용한 양식을 얻는 텃밭 역할도 한다. 오는 사람들에게 작물의 성장과정을 보여주는 식물도감 역할도 하고 자가 채종도 하는 우리만의 의미있는 농사법이다.  

커뮤니티 모임

심기는 우리가 심으나 수확은 누가?

함께 심고, 가꾸지만 월 2회 워크숍 때 소비하고 나면 누가 수확하는지는 모르고 알려고도 않는다. 모두에게 개방되어 있기 때문에 여기 온 누군가의 식탁에 올라가 있을 거라는 유쾌한 상상이 더 배부르다.


텃밭으로 도시의 옥상을 점령하자!

서울에는 축구장 3만개 정도의 옥상이 있다고 한다. 비어 있거나 쓰레기장이거나 아니면 조경된 상태로 말이다. 누구나의 관심사인 먹거리를 스스로 생산해 보는 텃밭은 도심에서 공동체를 찾는 좋은 플랫폼이라 생각한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옆사람을 팔꿈치로 치며 내달리는 적대적 경쟁사회, 돈 중심의 사회로 내몰리고 있다. 둘러보는 원탁사회가 아니라 내려 보거나 올려보는 사다리형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이웃간 층간 소음문제로 살인을 하고, 옆집사람이 굶어 죽어도 모르는 무연사회에 살고 있다. 잊어버린 우리의 이웃들을 옥상 텃밭에서 호명하는 것은 어떨까?

먹거리로부터 시작하여 육아, 교육, 환경 등 다양한 마을살이에 대하여 자주적, 자율적으로 해결해가면 3만개의 풀뿌리 공동체가 가능한 셈이다. 비어 있는 옥상을 함께 점거하여 텃밭으로 만들어보자. 텃밭의 작물들이 파릇한 모습으로 옥상에 올라와 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함께 손잡고 땀 흘리며 마을살이 얘기로 한 상씩들 차려 먹고 가라고 말이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한국내셔널트러스트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매거진 내셔널트러스트 32호 [집중과조명]- 한국의 도시농업

② 도시농업의 해외 사례와 동향

글: 이은희/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


 

[집중과 조명] - 한국의 도시농업

① 현대사회와 도시농업 (오충현/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

② 도시농업의 해외 사례와 동향 (이은희/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

③ 차가운 철과 뜨거운 예술 사이에 따뜻한 옥상 소작농들의 이야기-문래도시 텃밭 (최영식/ 문래동 텃밭 이장)



독일클라인가르텐의 지구 텃밭과 건축물모습

 

해외 도시농업은 오랜 전통을 가지고 현재까지 이어져 온 유럽 국가들의 도시텃밭인 독일의 클라이가르텐(Kleingarten), 영국의 얼롯먼트, 네덜란드의 호르크스튜인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북미의 경우는 최근 뉴욕이나 벤쿠버 등의 대도시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커뮤니티 가든을 들 수 있다. 일본의 시민농원은 도시농업보다는 도시민들이 도시근교나 농촌에 가서 체험하는 형태이다. 그 외에 러시아의 다챠는 도시근교의 별장형 농원으로 도시민들이 이용하는 형태이다. 최근 도시농업이 해외에서 많이 활성화되고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최근 건강한 먹거리와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의 고조되고, 도시민들의 공동체의식에 대한 필요성 의 이유로 유럽이나 북미 대도시들에서 많은 호응을 받으며 그 범위가 점점 확대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그뿐만 아니라 도시농업을 통한 건강한 먹거리를 저소득층에게 제공함으로서 음식나누기(Food share)나  음식정의(Food justice)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독일의 클라인가르텐(Kleingarten)은 소정원이란 의미로 임시용도가 아니라 토지이용계획 지구로 지정되어 있어 공공시설에 속한 이용형 도시녹지공간으로의 역할을 겸하고 있고  일반에게 개방되어 있어 지구를 산책을 할 수는 시설이다. 연방소정원법에는 400㎡ 이하의 크기 제한과 분구원 내의 건축물은 최대 24㎡ 허용과 장기거주를 금지하는 등의 조항이 명시되어 있다. 현재 백만 개가 넘는 클라인가를텐이 조성되어있고 4백만 명 정도가 이용하고 있다. 

영국 얼롯먼트의 식재모습

영국의 얼롯먼트(Allotment)는 도시 내에 조성 시 미관상의 이유로 감소 추세를 보이다가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 고조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프로그램 등으로 다시 활성화되고 있다. 구획의 크기는 1,000㎡를 초과할 수 없으며, 일반적으로 10로드(약 253㎡)를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독일과는 달리 채소 및 과수 또는 화훼를 재배를 하는 경작 장소의 공간이다. 


미국의 클린턴 커뮤니티 가든

미국의 커뮤니티 가든은 과거 세계대전 당시 전쟁정원, 식량정원 또는 채소, 과실 및 허브정원 등으로 불리기도 했던 승리정원을 시작으로 가정과 공원에서 식량공급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 내 텃밭 조성이 된 것으로부터 지역사회 정원의 의미를 담고 있는 커뮤니티가든으로 발전되면서 녹색운동을 통해 더 많은 새로운 정원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이 공간은 공원과 달리, 일반 대중에게로의 개방은 공원관리청과 지역정원회원 간의 임대계약에 의존하며, 정원에 따라 개방과 폐쇄는 각각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도시 특히 뉴욕시는 미국 내에서도 도시 농업의 붐이 일어난 곳으로 맨하탄 지구에 약 600여개의 소규모농장, 채소정원이 조성되어 활발하게 지역주민들이 운영하고 있다. 

 미국의 클린턴 커뮤니티 가든


캐나다의 경우에도 미국과 같이 커뮤니티 가든으로 불리며 텃밭정원의 형태가 대중화 되어 있다. 특히 밴쿠버는 2010년까지 시내에 2010개의 도시텃밭을 만드는 계획을 가졌었으며, 시작 당시 이미 950개의 텃밭이 조성되었다. 또한 ‘뒤뜰 나누기(Sharing Backyard)', '한줄 나누기(Grow a Row, Share a Row)'처럼 텃밭에서 직접 기른 먹을거리를 저소득층에게 기부하는 프로그램, 도시농부들이 도시민에게 도시에서의 식물재배방법, 폐기물을 이용한 퇴비제조법, 개인정원의 환경친화적 조경, 도시조경과 퇴비 화장실, 옥상녹화, 유기농 정원, 투수성 포장, 자연적 초지조성 등의 강의를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과 지역커뮤니티의 정원지도자들 미팅을 조직하여 건강한 지역커뮤니티 정원운동을 위한 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계획되어 이루어지고 있다. 


새로운 도시농업공간 옥상텃밭은 녹지가 부족한 도시에서 많이 조성되고 있다. 미국의 게리코머 청소년이용시설 위의 옥상을 통한 교육 공간 등이 있으며 일본의 경우 옥상텃밭은 이미 많은 지역에 조성되어 있으며 한 예로 동경의 아그리스 세이조(Agris Seijo)를 들 수 있다. 규모는 5000㎡ 이며 1구획 당 6㎡로 모두 300개의 구획으로 회원제로 운영하고 있다.

 인공지반도시텃밭농원


이밖에도 프랑스, 스페인, 우간다 등 여러 국가에서 텃밭을 활용하여 아이들과 도시민을 위한 교육을 목적으로 한 프로그램, 지역의 소외계층이나 빈민층을 위하여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 그리고 도심에서 녹지의 확충 및 서식지 확충을 통한 환경적 역할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여러 프로그램이 계획되어 진행되고 있다. 도시민이나 주민들이 직접 경작하는 도시농업은 아니지만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농업 CSA는 농작물을 생산하는 농장과 소비하는 측의 지원자의 관계로써 농업과 식량 배급의 대안, 로컬 기반 경제 모델로서 유기농법으로 좋은 품질의 작물을 키워 지역사회에 제공하는 것이다. 독일, 스위스, 일본 등지에서 음식의 안전성과 흙의 질적인 부분 등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유사한 형태가 생겨나고 있다. 이처럼 도시농업은 농약이나 GM식품 등으로부터 안전한 먹거리와 기후변화시대에 환경보호와 푸드마일리지를 줄이는 로컬푸드의 개념과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음식정의 등을 포함한 지역공동체와 함께하기 위한 수단으로 세계적으로 널리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한국내셔널트러스트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매거진 내셔널트러스트 32호 [집중과조명]- 한국의 도시농업

① 현대사회와 도시농업

글: 오충현/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

 

 

[집중과 조명] - 한국의 도시농업

① 현대사회와 도시농업 (오충현/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

② 도시농업의 해외 사례와 동향 (이은희/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

③ 차가운 철과 뜨거운 예술 사이에 따뜻한 옥상 소작농들의 이야기-문래도시 텃밭 (최영식/ 문래동 텃밭 이장)



다리텃밭


최근 우리사회에 도시농업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도시농업은 이미 1990년대 초반 주말농장이라는 이름으로 보급되기 시작하여 큰 인기를 끌어오고 있다. 1960년대까지 전체 인구의 70% 이상이 농촌에 살았던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농업이란 뼛속 깊숙이 각인된 유전자와 같은 문화이다. 그래서 많은 시민들이 농사를 노동이 아닌 여가활동으로 즐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도시에서 이루어지는 농업활동을 단순한 시민들의 여가활동이나 향수에 젖은 취미 생활정도로 보기에는 도시농업이 가진 의미가 너무 크다. 도시농업은 현대사회가 가진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함축적으로 보여주고, 시민 스스로 문제점을 찾아 해결하는 대안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우리사회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도시농업의 의미를 파악하고, 앞으로도 도시농업이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세계적으로 식량 증산을 통한 농업혁명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속화되었다. 미국에서 시작된 농업혁명은 유럽과 아시아에 막대한 영양을 주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농업혁명은 산업화된 영농 방법 등을 통해 굶주리는 사람이 없도록 식량 등 작물을 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1970년대 이후 진행된 산업화와 식량증산의 결과로 빈곤으로 부터 탈출할 수 있었다. 이런 배경에는 통일벼 개발을 비롯한 다양한 식량증산 노력이 뒷받침되었다.


노들텃밭


하지만 미국에서 시작된 농업혁명은 농민들의 생활기반을 약화시키고, 도시화를 촉진시키는 악영향을 가져왔다. 우리나라 역시 이와 같은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전체 국민의 70% 이상이 농촌에 거주하던 1960년대에 비해 불과 약 30년 만에 전체 인구의 90%가 도시에 거주하는 시대로 변화하였다. 급격한 도시화는 도시용지의 부족에 따른 부동산 가격의 폭등, 자연환경의 훼손과 같은 도시문제뿐만 아니라 농촌사회의 붕괴, 식량 자급률 하락 등과 같은 농촌 문제도 수반하였다.

194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미국의 농업혁명은 생활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도시지역에 보급되기 시작한 슈퍼마켓은 시민들에게 기존 시장에 비해 다양한 식품과 농산물을 편리하게 제공하기 시작했다. 슈퍼마켓은 점점 그 규모가 커져 지금은 소수의 대형 마트와 같은 형태로 진화하였다. 시민들은 이런 대형마트에서 다양하게 조리되어 깡통 등 용기에 담겨진 음식들을 편리하게 구입하여 전자레인지나 간단한 조리만으로 식탁을 풍성하게 할 수 있게 되었다. 마침 동시에 발달하기 시작한 자동차 교통과 냉장고, 전자레인지, 세탁기 등의 가전제품들은 주부들을 가사노동으로부터 해방시키는 구세주와 같은 존재가 되었다. 여기에 덧붙여 다양한 농산물과 가공식품들이 계절과 상관없이 사시사철 신선하게 보급되기 시작하고, 농산물들의 가격도 유전자 조작 등의 신기술에 힘입어 점점 하락하여 불과 50년 전 왕후장상의 식탁보다도 더 풍성한 식탁을 일반 서민들이 경험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노들텃밭


이와 같은 농업혁명의 흐름은 미국을 넘어 유럽과 아시아, 지금은 아프리카와 남미 등으로 보급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편리함은 다양한 사회문제들을 수반하고 있다. 대형마트 보급에 따른 소규모 점포의 상실은 점점 더 큰 냉장고를 필요로 하게 되었고, 더 큰 냉장고의 보급은 다시 소규모 점포들의 소멸을 가속화하였다. 그 결과 도시는 소수의 대기업에 의해 운영되는 대형마트와 대기업에 의해 판매되는 대형냉장고 등에 의해 유지되는 막대한 에너지를 소비하는 반환경적인 사회로 변화하였다. 이런 유통과정을 통해 보급되는 음식들은 과거에 비해 수십 배의 에너지가 투입되어야 유통이 가능하게 되었고, 반대로 공급되는 양분은 오히려 과거에 비해 감소되었다. 서민들의 경제활동에도 치명적인 교란이 발생하였다. 대형 냉장고가 보급되기 시작한 불과 10여 년 전에는 신선한 채소를 동네에 있는 소규모 야채가게나 재래시장에서 공급받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따라서 시민들은 냉장고 안에 보관된 채소보다 시장에서 바로 공급받는 신선한 채소를 주로 먹을 수 있었다. 이런 활동들은 소시민들이 서로 의지하는 경제를 가능하게 하였다. 하지만 대형 마트와 대형 냉장고의 보급은 에너지 과소비, 영양가는 적지만 높아진 열량, 서민경제의 악화라는 문제점을 가져왔다.


싱싱드림센터

또한 음식물 공급이 대형마트로 편중되는 현상은 식량 안보 측면에서도 문제가 되었다. 지난 2000년 영국에서는 기름값 인상에 맞서 농민들과 화물차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였다. 그런데 파업이 3일간 지속되자 런던에 있는 모든 마트의 음식이 고갈되는 현상이 벌어졌다. 런던과 같은 대도시가 식량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이었다. 이 사건 후 전문가들은 런던과 같은 대도시들은 정상적으로 식량이 공급되지 않을 경우 9끼만 버틸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대도시 지역 식량안보를 위한 별도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하였다. 식량안보나 안전의 문제는 단순히 지속적인 식량의 공급문제 만이 아니다. 현대 도시의 음식물 공급 체계는 매우 단순한 구조로 특정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따라서 공급되는 농작물이나 식품들의 종류가 단순화되어 가고 있어 식품 오염 등에 취약한 구조로 되어 있다. 또한 음식물 공급의 편중은 고른 영양섭취를 방해하여 다양한 성인병과 같은 생활 질환이 증가하게 된다.

문제는 이런 문제들이 멀리 미국이나 유럽의 선진국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경제 성장의 속도에 비례해서 이런 문제들이 이미 커다란 사회문제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문제들은 사구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의 발전을 가로막은 주요원인이 될 수 있다.

현재 우리사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도시농업들은 이런 문제점까지는 아직 고민이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도시농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단순한 여가활동의 범위를 넘어서서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먹을거리를 공급받는데 있다. 물론 도시지역만으로는 이런 공급이 쉽지 않다. 하지만 도시농업은 농촌지역까지 이런 움직임을 전파시켜, 지금까지와는 다른 식량과 농업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준다.

우리나라의 도시농업은 식량안보, 안전한 먹을거리, 성인병 예방과 같은 기본적인 활동 외에 문화 활동, 도시생태계 보전을 위한 환경운동, 훼손된 도시사회의 공동체 회복, 청년과 은퇴세대들의 일거리 창출 등과 같은 다양한 활동으로 전개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불과 30여 년 만에 세계 100위권 밖의 경제력에서 13위권의 경제력을 가진 국가로 도약한 것처럼, 서구 국가들이 고생한 다양한 도시 문제점들을 우리는 적극적인 시민참여와 정부의 지원을 통해 현명하게 극복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진행 중인 우리나라의 도시농업은 그래서 미래가 밝다. 도시농업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한국내셔널트러스트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매거진 내셔널트러스트 31호 [집중과조명]- 신재생 에너지 다시보기

① 지속가능하고 정의롭지 못하면 재생에너지가 아니다

- 재생에너지, 총량이 아니라 어떤 에너지인지가 더 중요하다 -

글: 이헌석 / 에너지정의행동 대표  

 

 

[집중과 조명] - 신재생 에너지 다시보기

① 지속가능하고 정의롭지 못하면 재생에너지가 아니다 (이헌석 / 에너지정의행동 대표)

 해양생태계 보고의 조력발전을 반대한다 (김순래 / 강화지역 조력발전 반대 대책위원회)

 백두대간 위의 풍력단지, 이렇게 해도 괜찮은걸까 (배보람 / 녹색연합 팀장)


[내셔널트러스트 여행] - 현장 이야기 

 가로림만의 조력 발전 반대 이야기 (김만갑 /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⑤ 만항재 풍력발전, 합리적인 해법이 필요하다! (김진용 / 만항재풍력발전반대비상대책위원회 사무차장)  



이제는 필연적인 선택이 되어버린 재생에너지

후쿠시마 핵사고를 거치면서 현재의 에너지시스템을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바꾸자는 논의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기존의 화석연료, 핵발전위주의 에너지시스템은 그 자체로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 각종 대기오염물질이나 방사성 물질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많은 환경적 문제를 나을 뿐만 아니라, 한정된 화석연료와 우라늄의 양으로 인해 지속불가능한 에너지원이라는 비판을 많이 받아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제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에너지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부정하는 이는 찾기 힘들다. 다만 ‘아직 우리나라는 기술이 부족하다’거나 ‘당장은 힘들다’거나 는 등 변화의 속도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미 전체 전력의 20%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공급하고 있는 독일을 비롯 많은 나라에서 재생에너지가 이미 현실로 다가온 상태에서 이러한 우려는 ‘기우(杞憂)’에 불과하다는 것 역시 널리 알려진 바이다.


모든 재생에너지는 친환경적일까?

필요성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의 현실은 매우 척박하다.

당장 풍력, 태양광, 지열 등 자연에서 직접 얻는 재생에너지를 뜻하는 우리나라 공식 용어는 신·재생에너지이다.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의 합성어이니 신·재생에너지는 과거 석유, 석탄을 대체한다는 의미의 대체에너지를 그대로 이름을 바꾼 것이다. 얼핏보면 이들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을까 싶지만, 석탄을 액화시키거나 가스화시키는 기술처럼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에너지나, 쓰레기를 태우는 소각에너지 등 재생에너지와 상관없는 에너지들도 모두 신·재생에너지에 뭉뚱그려져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 1970년대 석유파동이 생기면서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이라면 모두 지원했던 그 방식이 아직까지 살아남아 있는 것이다.

재생에너지 역시 마찬가지이다. 짧게는 수킬로미터에서 길게는 수십킬로미터에 이르는 방조재를 건설해야하는 조력발전소, 숲이나 갯벌을 개발해서 대규모로 건설하는 태양광발전소 등 환경적 문제를 안고 있는 에너지들도 재생에너지라는 이름으로 정부의 지원과 혜택을 함께 받고 있는 실적이다. 

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 또다른 비극의 시작

한편 재생에너지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정책 역시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간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정책은 발전차액지원제도(FIT) – 재생에너지와 다른 발전원의 차액을 지원해주는 제도를 기본으로 재생에너지를 육성해 왔는데, 이를 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RPS)로 바꾸게 된 것이다. 즉 규모가 큰 발전사업자들에게 재생에너지의무 비중을 할당하여 2024년까지 전력생산의 10%를 재생에너지로 채우는 정책을 현재 시행 중에 있다. 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는 얼핏보면 재생에너지 의무비중을 부가함으로써 재생에너지 산업을 활성화하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급격히 늘릴 수 있는 정책처럼 보인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의무’를 채우기에 급급한 발전사업자들이 ‘대규모’ 재생에너지에 몰리면서 전국적으로 조력발전소를 비롯, 대규모 태양광, 풍력단지 건설계획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의 가장 큰 폐해는 조력발전소에서 잘 드러난다. 현재 추진 중인 조력발전소는 작게는 254MW 규모에서 크게는 1,320MW 급으로 발전용량을 놓고 보면, 핵발전소와 맞먹을 정도로 크다. 바꿔말하면 의무할당량을 채워야 하는 발전사업자 입장에서는 한기 2~3MW 정도인 풍력이나 지붕위에 설치된 10kW(0.01MW)급 태양광 발전기로는 성에 차지 않는 것이다. 또한 거대한 방조제를 건설하고 나면 주변 해안까지 개발되어 부수적인 수익까지 거둘 수 있으니 발전사업자 입장에서는 얼마나 좋은 사업인가? 

환경을 생각해서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늘리게 되었고, 그 양을 늘리기 위해 의무를 할당했더니 오히려 환경이 파괴되는 악순환이 만들어진 것이다. 애초 목적했던 것은 온데 간데 없이 “의무”만이 남아 부과되었을 때 생길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재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속가능하고 정의로운 재생에너지를 위하여

그간 재생에너지를 확대함에 있어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소규모-분산형’ 에너지원으로서 재생에너지의 특성을 강조해왔다. 기존 화석연료와 핵에너지는 그 특징 때문에 중앙집중식 대규모 설비를 가질 수 밖에 없다. 이들 발전소들은 전력효율을 위해 점차 발전소 규모를 키우고 집중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고, 당진, 태안, 보령 등에는 석탄화력발전소가 울진, 월성 등에는 핵발전소가 6~8기씩 집중화되면서 76만볼트에 이르는 초고압송전탑이 건설되면서 2차적인 피해까지 생기고 있다.

이러한 폐해를 막고자 나온 것이 재생에너지라는 것을 언제나 잊어서는 안 된다. 과거 화력발전소와 핵발전소 규모의 재생에너지 발전소가 한곳에 모여 있다면 언제나 많은 환경적 폐해를 낳게 될 것이다. 또한 재생에너지 건설과정에서 지역주민들과의 소통 문제 역시 중요한 쟁점이다. 재생에너지 발전소라도 하나의 ‘시설’이 건설되는 것이기에 지역공동체와 주민들의 삶을 파괴한다면 이 역시 지속가능하고 정의로운 에너지라 하기 힘든 것이다. 

어찌보면 이러한 에너지 공급은 이상적이기만 할 뿐 현실적이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이상일지 모르겠지만, 서구 유럽에선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 재생에너지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재생에너지를 보급하는 것은 단지 발전기라는 기계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생각과 삶의 형태를 바꿔야 하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사진 출처: http://blog.naver.com/egg7738/140202107034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한국내셔널트러스트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매거진 내셔널트러스트 31호 [집중과조명]- 신재생 에너지 다시보기

백두대간 위의 풍력단지, 

이렇게 해도 괜찮은걸까

글: 배보람 / 녹색연합 팀장

 

 

[집중과 조명] - 신재생 에너지 다시보기

① 지속가능하고 정의롭지 못하면 재생에너지가 아니다 (이헌석 / 에너지정의행동 대표)

 해양생태계 보고의 조력발전을 반대한다 (김순래 / 강화지역 조력발전 반대 대책위원회)

 백두대간 위의 풍력단지, 이렇게 해도 괜찮은걸까 (배보람 / 녹색연합 팀장)


[내셔널트러스트 여행] - 현장 이야기 

 가로림만의 조력 발전 반대 이야기 (김만갑 /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⑤ 만항재 풍력발전, 합리적인 해법이 필요하다! (김진용 / 만항재풍력발전반대비상대책위원회 사무차장)  



그림같은 풍차 관광지에 끊이지 않는 논란

새하얀 풍력발전단지 앞으로 펼쳐진 양떼목장이 인기 있는 관광지 중 하나라고 하니, 이런 풍경이 우리에게 꾀나 이국적으로 다가오나 보다. 바람이 불면 평화로이 풍차가 돌고 너른 초지위에 파트라슈 같은 하얀 강아지 한 마리쯤 있을 것 같은 그런 만화 같은 풍경으로 말이다. 그러나 현실의 논란은 만화처럼 평온하지 않다. 대규모의 풍력단지가 개발되는 과정에서 산림훼손, 주민 동의 여부, 입지타당성과 같은 논란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풍력발전단지는 환경파괴가 불가피하다

불가피한 환경 파괴와 지역 주민들의 피해

잘 알고 있는 것처럼, 풍력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바람이 필요하다. 더위에 흐른 땀을 씻어주는 솔바람정도가 아니다. 평균 1초당 6m를 흐르는 강한 바람이다. 안타깝게도 풍력발전기가 에너지를 생산 할 수 있을 만큼의 바람이 불어주는 곳은 백두대간과 같은 높은 산지에 입지할 수밖에 없다. 바로 이지점에 대규모 육상풍력단지가 피해갈 수 없는 환경파괴 논란이 있다. 

2MW 풍력발전터빈 날개의 지름만 70~80m에 이른다. 날개가 이정도인데 이를 지탱할 몸체의 크기는 또 어떻겠는가. 기술적 문제를 삭제하고, 2MW 풍력발전기 10개를 건설한다 해도 그 길이만 1km에 달한다. 그렇다고 풍력발전기를 케이크에 초 꼽듯 헬기로 뚝뚝 심어 놓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높은 산지에 풍력단지를 개발하고 관리하기 위해서 산비탈을 깎아 내는 도로, 풍력단지에서 생산되는 전기를 이동시키기 위한 송전시설과 기타 부대시설은 필수다. 

양떼목장과 함께 운영되고 있는 대관령 풍력단지의 경우 2MW 풍력발전기 49개와 660kW 4기 총 43기의 풍력발전기가 들어서 있는데, 그 면적만 600만평에 이른다. 백두대간의 주요 능선이 뚝 잘려져 있는 것이다. 낙동정맥 마루금인 맹동산 정상부를 뚝 잘라 건설된 영양풍력단지도 면적만 41만㎡이다. 백두대간 마루금에 능선에 이렇게 산림을 훼손하고 풍력단지를 개발하는 것이 적절할까. 

2009년 영양풍력단지가 맹동산 정상부에 건설되는 과정에서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인 노랑무늬붓꽃 군락지를 훼손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개발 규모 면적으로 봤을 때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했어야 함에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공사과정에서 건설되는 도로는 산림 산사태의 취약성을 가속화 시킨다. 여름철 국지성 호우가 올 때마다 대규모 산사태가 반복되는 것은 단순히 비의 양이 많아서가 아니라, 대규모 개발 사업으로 인한 산림훼손도 큰 이유이다. 

대규모 풍력단지가 건설되는 지역의 주민들은 오히려 이를 반대하는 경우가 많다. 7~80m가 넘는 풍력발전기의 날개가 움직일 때마다 들어야 하는 소음문제 하며 100m가 넘는 풍력단지가 주는 위화감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주 난산풍력단지는 공사과정에서 주민동의를 제대로 받지 않아 공사가 중단되고 계획보다 사업을 축소해서 진행하기도 했다. 



규제 완화되는 풍력 개발 제한

지구온난화 핵발전소의 위험을 대체하기 위한 대안으로 신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과연 대규모의 육상풍력단지가 불러오는 환경훼손은 적절한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시점이다. 우려스러운 징후가 최근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는 규제완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육상풍력단지의 개발 면적을 넓혀주겠다 한다. 이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과 환경단체들은 우려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하고 있듯이 육상풍력단지의 입지 특성 때문이다. 백두대간 주능선의 대규모 훼손을 전제로 하고 있는 계획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국회에서 발의 된 ‘자연공원법 개정안’을 살펴보면 국립공원, 도립공원 등 생태계보전지역에 풍력단지가 들어 올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이다. 

우리보다 한발 앞서 탈핵정책을 고민하는 독일의 사례가, 해답은 아니지만 방향을 보여준다. 독일의 경우 육상풍력발전시설의 입지 가이드라인을 통해 풍력발전단지가 주변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범위를 설정해 명시하고 있다. 람사르협약 등록 습지는 300m, 조류산란지역은 1,000m,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은 5,000m, 자연보호구역과 국립공원은 구역전체를 부정적 영향 예산범위로 산정해 입지를 제한하고 있다. 

정부가 8개의 육상풍력단지를 추가로 허가할 계획이라고 한다. 신재생에너지를 위해 백두대간과 국립공원이 훼손 되는 것이 타당한가에 대한 본격적 논의가 곧 시작될 것이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한국내셔널트러스트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매거진 내셔널트러스트 31호 [집중과조명]- 신재생 에너지 다시보기

해양생태계 보고의 조력발전을 반대한다

글: 김순래 / 강화지역 조력발전 반대 대책위원회   

 

 

[집중과 조명] - 신재생 에너지 다시보기

① 지속가능하고 정의롭지 못하면 재생에너지가 아니다 (이헌석 / 에너지정의행동 대표)

 해양생태계 보고의 조력발전을 반대한다 (김순래 / 강화지역 조력발전 반대 대책위원회)

 백두대간 위의 풍력단지, 이렇게 해도 괜찮은걸까 (배보람 / 녹색연합 팀장)


[내셔널트러스트 여행] - 현장 이야기 

 가로림만의 조력 발전 반대 이야기 (김만갑 /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⑤ 만항재 풍력발전, 합리적인 해법이 필요하다! (김진용 / 만항재풍력발전반대비상대책위원회 사무차장)  



촬영 백원흠


갯벌의 기능과 가치

갯벌은 해안에서 조석과 해수면의 승강에 의해 주기적으로 대기 중에 노출과 침수를 반복하는 지역으로 지형이 평탄하고, 수심이 얕고, 조차가 커야한다. 우리나라 서남해안은 이러한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어 넓은 갯벌이 발달하고 있다. 갯벌은 바다와 육지의 점이지대로서 두 생태계 생물을 수용할 수 있는 생태계의 보고이다. 하구 갯벌의 경우 해수와 담수의 경계에 위치하여 영양염류와 에너지가 풍부하며 생물의 종류가 특이하다. 해양생태계 먹이사슬은 갯벌에 서식하는 규조류로부터 시작하여 많은 어류ㆍ무척추동물이 산란장, 생육장으로 이용하는 등 연안생물의 90%가 직ㆍ간접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갯벌 10㎢에 서식하는 동물과 식물은 인구 10만명, 면적 25㎢의 도시가 배출하는 오염물질을 정화한다. 이동성 물새를 비롯한 새들은 인천ㆍ경기만 갯벌 또는 낙동강 하구 갯벌을 지나면서 산란과 번식은 물론 중간기착지로서 매우 중요하게 이용하고 있다. 갯벌의 토사고정에 의한 지반 상승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에 대한 효율적인 대비책으로 알려져 있다. 육상생태계는 매년 61기가톤의 탄소를 흡수하고 있는 것에 비교하여, 바다생태계는 대기로부터 매년 96.1기가톤 탄소를 흡수하여 이산화탄소를 고정시켜 CO2 저감에 효율적인 장소로 선택되고 있다. 우리나라 서해안 갯벌은 북해 연안 갯벌ㆍ캐나다 동부 및 미국 동부 조지아 해안ㆍ남미 아마존강 하구 갯벌과 더불어 면적과 생물 다양성 측면에서 세계 5대 갯벌로 알려져 있어 교육 및 자연 체험장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갯벌의 경제적 가치는 갯벌의 단위면적(1㎢)당 연간 제공가치는 약 63억원이며, 이를 전체 갯벌 면적(2489.4k㎢)에 적용하면 연간 총 경제적 가치는 약 1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조력발전 사업으로 인한 갯벌의 매립의 문제점

갯벌은 자연 환경 상태 보존 수요, 자연 상태를 일부 유지 일정부분 이용 수요, 전면적인 개발 이익 추구 수요 등 공간 이용 수요가 다양하여 많은 갈등을 유발하는 곳이다. 이는 보전 및 개발 입장에서 모두 이용가치가 높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항만, 산업단지, 농업용지 및 도시용지 조성 등 연안의 다양한 개발은 대부분의 공유수면매립이라는 행위를 포함하여 추진된다. 조력발전의 경우도 물을 가두기 위한 댐을 건설하는 행위로 공유수면매립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다.  


강화조력발전을 의해 댐을 건설하는 경우 문제점은 조지(댐을 건설하여 물을 가두어 두는 곳)내에 해수 유통이 부족하여 생물 다양성이 가장 풍부한 상부 조간대 약 30% 이상의 갯벌이 사라질 것이다. 사업주가 제시한 경제성 분석은 전문가 마다 이견이 있을 수 있어 UN에서 권고하는 TEEB 방식을 포함하는 외부 기관의 객관적 분석이 필요하다. 조력발전으로 인하여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 협소하여 인근에 존재하는 습지보존지역, 천연기념물 지역에 대한 평가가 없는 등 영향평가서를 사업 진행을 위한 도구로만 이용하려는 의도가 있다. 조력발전 가동시 발전용 터빈으로 강제 유입되는 어류는 폐사 23.9%, 손상 63%을 입는 것으로 조사되어 어류의 피해가 예상된다. 댐을 건설할 경우 정화능력이 20% 정도 감소, 염분 변화와 해수교환율 감소로 식물플랑크톤 생물량이 증가하여, 해수 부영양화로 인한 녹조 발생, 해파리 증식 등 예상치 못한 생태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댐 건설로 강 상류와 수로 하류 지역에 해수면 상승이 예상되며 이는 해안 침식과 지하수위가 상승하여 연안 시설과 농경지에 심각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 공사 중 발생하는 부유사는 햇빛 투과량 감소로 식물플랭크톤 감소, 미세부유물로 인한 어패류 및 어류 호흡기능 방해 등 생물상 변화에 문제가 발생한다. 발전소 예정 지역에 서식 또는 번식하는 조류(鳥類)에 대한 보존 방안 또는 대체 서식지 조성 방안이 미흡하여 조류 종 및 개체수의 급감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어류를 비롯한 다양한 해양생물도 같은 이유로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기타 주민간의 갈등을 유발하여 지역 공동체를 분해시키는 등 사회 갈등 요인을 제공하고 있다. 

 

맺는 글

2012년 10월 국토부는 인천만조력발전의 공유수면매립기본계획 반영 요청을 반려하고 중앙연안관리심의위원회를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한수원은 인천만조력발전 계획을 보류하겠다는 공식 발표를 하였다. 2012년 10월 중부발전㈜은 국토부에 제출한 강화조력발전사업을 철회하였다. 인천시와 지역환경단체는 한수원과 중부발전이 공식적으로 사업을 포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또한 가로림만은 2014년 4월 국가 연구기관과 충청남도는 환경영향평가서가 미비점을 전혀 보완하지 못해 사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산업부에 제출하여 시행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이다.


우리나라 갯벌은 해양생태계 보고이다. 갯벌 생물 다양성과 수산 자원 보존, 경관자원 보호, 자연 재해로부터 재산권 보호를 위해 갯벌의 보존은 필수적이다. 조력발전은 공유수면을 매립하여 소유권을 취득하여 이익을 사유화하려는 행위이다. 갯벌은 국민의 것이고, 현세대가 미래세대와 공유해야하는 자원이다. 갯벌의 현명한 이용에는 그에 관련된 이해관계자가 너무 많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갯벌을 매립하여 사유화하려는 행위는 권리의 부당이전이며 특정단체의 부당이익 취득이라는 모순을 발생시킨다. 따라서 더 이상 갯벌 매립은 금지되어야하며, 습지보호 구역 지정, 국립공원 유치 등 보전 방안 마련과 함께 세대별 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미래 세대를 포함하는 다양한 계층 의견 수렴을 통한 지속가능한 이용 계획 수립이 필요할 것이다.

 

참고문헌

강화조력발전(주). 2012. 공유수면매립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윤성순 외. 2012. 해양수산개발원 기본연구 2012-08
이창희 외. 2005. KEI 정책자료집. 연안해양환경포럼
해양수산부. 2013. 해양생태계 기본 조사(2006~2013)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한국내셔널트러스트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매거진 내셔널트러스트 30호 [집중과조명]- 가리왕산 편

②  가리왕산스키장 환경영향평가 ‘부실’ 드러나

글: 남준기/내일신문 기자

   

 

가리왕산, 활강스키장 반대한다


 ① 소치가 아니라 나가노에서 배워야 (이병천/산과자연의친구우이령사람들 회장)

②  가리왕산스키장 환경영향평가 ‘부실’ 드러나 ( 남준기/내일신문 기자)

  


평가서 본안 “노거수 65본 중 훼손되는 나무는 44그루”

환경단체 “구간 내 노거수 207본 … 대부분 훼손될 것”

산림유전자보호지역을 해제하고 추진 중인 가리왕산 알파인 활강스키장 환경영향평가(본안)가 부실·졸속으로 작성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가리왕산 스키장은 남한 최고의 원시림 지대에 건설이 추진 중이어서 보존 가치가 큰 노거수 보호 문제가 핵심 쟁점이다. 

우이령포럼(공동대표 노익상 정연규 지영선)은 21일 오후 ‘남한 최고의 가리왕산 원시림 , 스키장 건설로 베어낼 것인가?’라는 제목의 포럼에서 “환경영향평가에서 스키장 슬로프 건설 예정지 안에 분포하는 나무들도 제대로 조사되지 않았다”며 “거대 수목 보호가 핵심인 가리왕산 환경영향평가가 졸속으로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스키장 예정지 내 주요 노거수 하나하나 전수조사

최근 환경부에 제출된 가리왕산스키장 환경영향평가서는 “조사지역 내 흉고직경(가슴높이 지름) 50cm 이상의 노거수는 총 65본이며 이 가운데 보존지역에 21그루가 있어 훼손되는 노거수는 총 44그루”라고 밝히고 있다.

여기에 대해 자연생태계 보전단체 ‘산과자연의친구 우이령사람들’(회장 이병천)은 “가리왕산 하봉과 중봉 스키 슬로프 예정지, 연습코스, 중봉 리프트 예정지 등을 현장조사한 결과 흉고직경 49cm 이상의 노거수가 모두 205그루에 이른다”며 “일부 우회구간을 제외하면 이 노거수들 대다수가 훼손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산과자연의친구 우이령사람들은 2012년 8월부터 2013년 9월까지 총 6차례에 걸쳐 슬로프 예정지와 연습코스 예정지, 리프트 예정지 등을 현장답사, 주요 노거수들을 하나하나 전수조사했다. 

가리왕산 스키장 예정지 노거수 조사에는 연인원 84명이 참여했으며, 조사 과정에서 주요 수목들의 규격과 그 나무가 위치해 있는 GPS 좌표까지 모두 기록했다.


신갈나무가 76그루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은 소나무 41그루

가리왕산스키장 예정지 내 지름 49cm 이상의 노거수들은 수종도 매우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수종은 ‘신갈나무’로 모두 76그루였다. 이 가운데는 흉고직경(가슴높이에서 측정한 지름) 104cm에 이르는 초대형 신갈나무도 포함돼 있다. 98cm, 89cm(2그루), 84cm(2그루)급도 다수 나타났다.

신갈나무는 보통 높이 7~8미터 지점에서 가지가 갈라지는데, 가리왕산의 신갈나무들은 평균 15~20m까지 한 가지로 곧게 자라서 올라가고 수고(나무높이)가 평균 30미터에 이르는 매우 우수한 형질의 개체군으로 평가된다. 

그 다음으로 많은 수종은 ‘소나무’로 총 41그루였다. 소나무는 흉고직경 66cm에서 49.5cm까지 나타났고 평균 나무 높이는 20미터에서 30미터 사이였다. 

이 일대 소나무들은 평균 나무 높이 20미터 이상의 키 큰 활엽수 사이에서 조금도 위축되지 않고 곧게 자라나 건강한 수세를 유지하는 등 아주 우수한 형질의 소나무군으로 평가된다.

‘산과자연의친구 우이령사람들’ 회장을 맡고 있는 이병천(산림생태학) 박사는 “지구온난화와 활엽수들의 성장, 병충해 등으로 인해 남한지역의 소나무들이 생존의 위협에 처해 있다”며 “가리왕산 스키장 예정지의 소나무들은 위기에 처한 우리나라 소나무의 대안으로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왕사스레나무, 개벚지나무, 사시나무 최대 군락지

가리왕산은 또 지금까지 알려진 세계 최대 ‘왕사스레나무’ 자생 군락지로 나타났다.

‘한국식물도감’ 목본편(정태현)에 따르면, 왕사스레나무는 북방계 나무인 사스레나무와 거제수나무의 교잡종으로 전세계적으로 한국의 점봉산(설악산국립공원)과 가리왕산 일대에 분포하는 한국특산종이다. 

왕사스레나무는 고산지역 능선부 수목한계선에 자라는 사스레나무의 특성과 북반구 낮은 지대에서 거대수목으로 자라는 거제수나무의 우수한 형질을 모두 갖고 있다. 백두산 2000m 능선부에서 3m 높이로 자라는 사스레나무처럼 고산지대 능선부에서 자라고, 러시아 연해주 일대의 거제수나무처럼 높이 20m 이상의 거대수목으로 성장한다.

산과자연의친구 조사에 따르면, 가리왕산 중봉 좌측 능선부 식생분포도 조사에서 ‘왕사스레나무’가 14.2%를 차지했고, 이 가운데 직경 25~85cm에 이르는 거대수목 39그루가 확인됐다. 

산과자연의친구 김영호 조사분과위원장은 “왕사스레나무는 설악산국립공원 점봉산 일대에도 자생하지만 정상부 동쪽 능선 홍포수막터 인근에 제한적으로 분포한다”며 “이번 조사로 가리왕산이 세계 최대 왕사스레나무 자생군락지임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가리왕산은 또 ‘개벚지나무’와 ‘사시나무’의 남한 내 최대 자생 군락지로 확인됐다. 

가리왕산 개벚지나무 군락은 남한에서 가장 개체수가 많고 가장 큰 나무들로 이루어져 있다. 개벚지나무는 반짝이는 갈색 수피가 매우 아름다워 일명 ‘호마이카나무’로 불리며, 종자(버찌)가 우리나라 자생 벚나무 가운데 가장 커서 조류 등 야생동물의 중요한 먹이원이 된다.  

김영호 조사분과위원장은 “가리왕산은 북방계 수목인 개벚지나무의 동아시아 최남단 군락지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수령 수고 직경 모두 A+ 수준의 사시나무 군락도 주목된다. ‘사시나무 떨듯’이란 속담처럼 가슴높이 지름 30cm 이상의 사시나무는 매우 드물다. 계방산 설악산 응봉산에도 큰 개체들이 자생하지만 대부분 독립개체로 존재하며, 가리왕산처럼 군락을 이루어 자라는 곳은 지금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슬로프 구간과 리프트 예정지에 세대별 주목 대군락

중봉과 하봉 사이 능선에서 숙암리 방향으로 내려가는 하봉 연습코스 상단 1305미터 지점에서는 가슴높이지름 88cm와 125cm에 이르는 초대형 주목 두 그루가 발견됐다. 여기서부터 해발 1264m까지 100여그루에 이르는 대규모 주목 군락이 이어졌다.

이 일대 주목 군락의 특징은 지름 1미터가 넘는 초대형 노거수에서부터 10cm도 안되는 어린 주목들까지 다양한 세대가 한꺼번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묘목 상태의 주목들도 다수 관찰됐다. 

김영호 현장조사위원장은 “소백산이나 태백산 설악산 지리산 등지의 주목 군락지들의 경우 노거수들만 있지, 대를 이어줄 후계목들이 자라지 않아서 일부 인공조림까지 하고 있다”며 “어린 나무와 장년층, 노거수까지 다양한 세대들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이곳 주목 군락은 가리왕산 스키장 예정지의 산림 생태계가 얼마나 건강한지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같은 세대별 주목 군락은 중봉과 하봉 슬로프 예정지, 하봉 연습코스 예정지, 중봉 리프트 설치구간 등 거의 모든 곳에서 광범위하게 확인됐다. 

현재 한국산 주목의 번식 방법은 알려지지 않았다. 정원수로 보급된 주목은 100%가 일본산 ‘눈주목’이어서 한국산 주목 유전자림 보호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병천 회장은 “올해 안으로 평가서에서 나온 하봉과 중봉 일대 일부 우회구간과 하봉 리프트 건설 예정지를 대상으로 추가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천마리 이상으로 추정되는 ‘은판나비’ 대집단 확인

2012년 9월 17·18일 식생조사 첫날 가리왕산 임도 일대에서는 수천마리 이상으로 추정되는 ‘은판나비’ 대규모 집단이 발견됐다. 가리왕산에는 해발 1000미터 높이로 조성된 임도가 있는데, 은판나비는 전체 임도 구간에서 무리지어 나타났다.

은판나비들이 집중적으로 모여 있는 곳엔 예외 없이 삵 똥으로 추정되는 동물 배설물이 있었다. 사람들의 왕래가 뜸한 탓인지 나비들은 확인을 위해 배설물을 나뭇가지로 헤치는 동안에도 날아가지 않았다.

은판나비는 앞날개 길이가 38~54mm에 이르는 아름다운 대형나비다. 연 1회 발생하며 나비 성충은 6∼8월에 나타난다. 유충은 느티나무·느릅나무 등의 잎을 먹으며 3령 애벌레 상태로 겨울을 난다. 한국 중부 이북의 산지, 러시아의 아무르강 우수리강 등에 비교적 넓게 분포하지만 이런 규모의 초대형 집단은 매우 드물다.

가리왕산스키장 환경영향평가서는 이런 중요한 사실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 “중부지방에서 많은 종이 확인되었는데, 이는 다양한 수종이 혼효되어 있고 주변에 계곡이 잘 발달해 온도 및 습도가 곤충의 생육에 알맞게 조성되어 있기 때문”(837쪽)이라고 간단히 서술할 뿐이다.


가리왕산 정상까지 곤돌라 운행, 슬로프엔 야생화단지

- “보호림해제 취소, 환경영향평가 중단을”

- 시민단체 “유전자원보호림 해제는 복원이 전제 … 사회적 합의 깡그리 무시”


“복원을 전제로 했던 가리왕산 유전자원보호림 해제를 취소하고, 가리왕산 활강스키장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즉각 중단하라.”

산과자연의친구(우이령사람들)와 녹색연합은 21일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요구했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2014년 1월 강원도가 환경부(원주청)에 제출한 환경영향평가(보완)서는 환경부가 보완하라고 요구한 사항을 대부분 반영하지 않았다.

초안에서 본안까지 환경부의 거듭된 보완 요구에도 불구하고 강원도(조직위)는 “자연천이에 맡기는 방법으로 가리왕산을 복원하겠다”는 입장을 그대로 유지했다. 가리왕산 유전자보호림을 복원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은커녕, ‘스키 리프트를 통한 경관감상’ 등 가리왕산을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개발의지만 보이고 있다.


◇환경부 보완요구 핵심사항 대부분 ‘무시’ 

환경부(원주청)는 가리왕산 활강스키장 환경영향평가(본안) 보완 요구에서 △동계올림픽 대회 종료 후 훼손된 지역을 현재의 자연생태환경과 유사한 방향으로 복원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복원계획을 수립·제시할 것 △리프트를 활용한 관광, 야생화단지 등은 생태복원계획과 부합하지 않을 우려가 있음 △자연천이에 의한 복원의 경우, 사업대상지의 경사 등을 고려할 때 2차적인 교란이나 훼손이 우려되므로, 체계적인 추진계획을 밝힐 것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그러나 강원도는 △유지관리사무소 및 곤돌라(리프트) 철거에 따른 막대한 비용지출(당위성) △관광곤돌라 : 기 설치된 곤돌라를 통한 경관 감상(도입 가능 프로그램)△기존 유전자보원보호구역 및 보전가치가 있는 지역은 ‘생태천이지역’으로 관리 △보전지역을 제외한 스키 슬로프지역은 ‘야생화단지’ 조성 등 환경부가 요구한 핵심 보완사항을 대부분 무시했다.

동계올림픽 대회가 끝난 후에도 곤돌라(리프트)를 산 정상까지 계속 운행하고, 복원은 자연복원에 주로 맡기고, 유전자원보호림 아래 슬로프 지역은 숲을 복원하지 않고 야생화단지로 만들겠다는 내용이다.


◇ 스키장부지는 자연천이를 통한 복원 불가

그러나 강원도가 주장하는 ‘자연천이를 통한 복원’은 스키장 부지 등 토양생태계가 파괴된 지역에는 적용할 수 없는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자연천이를 통한 복원은 미국의 산불지역에서 나온 방법으로 대상지역이 수만 에이커(acre) 정도로 넓고 더글라스전나무, 방크스소나무처럼 산불 후에도 생존이 가능한 수종이 많은 지역에 주로 사용된다.

산과자연의친구(우이령사람들) 이병천 회장(농학박사·산림생태학)은 “산불 후에도 토양의 이화학적 성질이나 물리학적 구조가 변하지 않고 토양미생물과 매립종자 피해가 없는 지역에 한해 사용되는 방법”이라며 “가리왕산 스키장처럼 인위적인 절토·성토가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땅을 다지는 작업을 한 후 인공눈을 뿌리는 등 토양생태계가 파괴된 지역에는 적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1997년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 이후 덕유산 알파인스키장 슬로프는 개망초 등 외래식물이 90% 이상을 차지, 자연적인 천이에 의한 식생복원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남한 최고의 원시림, 정부가 앞장서서 파괴하나?


-환경부, 복원계획도 없이 ‘환경영향평가’ 협의

-산림청, “최종복원여부는 공사 마무리 때 결정”


“가리왕산은 조선시대부터 500년 이상 국가가 보존해온 남한 최고의 원시림이다. 아직 구체적인 복원계획도 나오지 않았는데 왜 산지전용허가를 추진하는가. 산림청이 앞장서서 가리왕산을 파괴하려는 것인가.”

‘산과 자연의 친구 우이령사람들’ 이병천(이학박사·식물생태학) 회장의 말이다.

산림청 중앙산지관리위원회가 지난 3월 7일 강원도 정선에 있는 가리왕산 활강 경기장 건설에 관한 산지전용허가를 일단 ‘불허’했지만, “복원계획 없는 가리왕산 산지전용허가는 안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산림청 중앙산지관리위원회 심의는 가리왕산 개발에 관한 마지막 선고공판이기 때문이다. 

녹색연합도 성명을 내고 “환경영향평가 협의는 협의대로 해주면서 복원계획을 수립하라는 말만 반복하는 환경부나, 복원계획도 없는 상태에서 산지전용허가를 추진하는 산림청이나 모두 중앙행정부처의 무능함을 역사에 아로새기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 “복원계획 수립되면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해제” = 

시민환경단체들이 이런 우려를 하는 것은 구체적인 복원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산림청이 가리왕산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을 해제했기 때문이다.

산림청은 2012년 6월 20일 “가리왕산은 상당한 산림훼손을 해야 경기장을 건립할 수 있다”며 “보전·복원 계획수립에 초점을 맞추고, 복원계획이 수립되면 법에 따라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을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1년 여 지난 2013년 6월 28일 산림청은 가리왕산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일부를 해제 고시했다. 당시 산림청은 ‘가리왕산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보전·복원 계획’을 발표했다. 핵심은 “올림픽 경기 후 슬로프는 산림으로 복구·복원하고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환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사업자인 강원도는 가리왕산 보전·복원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해제 절차는 그대로 진행됐다.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해제 이후 공은 환경부로 넘어갔다. 강원도는 발 빠르게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본안, 보완을 환경부에 각각 순차적으로 제출했다. 그러나 핵심 내용인 구체적인 복원계획은 수립되지 않았다.

환경부는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본안, 보완을 접수할 때마다 강원도에 동일한 검토의견과 보완지시를 내렸다. 보완지시의 핵심 내용은 “보전, 복원 계획이 없으니 사후활용 계획이 아닌 구체적인 복원계획을 세우라”는 것이었다.

환경부는 초안 검토의견에서 “동계올림픽 개최 이후 동 지역의 자연성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회복할 수 있도록 훼손지역의 복원을 최우선 과제로 사업을 추진하여야 하며, 이를 실천하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한 후 그 결과를 환경영향평가서(본안)에 제시하여야 함”이라고 명시했고, 환경영향평가 협의 의견에서는 “생태복원계획(안)의 구체적인 추진계획 및 이행조치계획서 등은 본 사업의 실착공 이전에 반드시 우리 청에 제출하여 별도 협의 및 검증절차를 이행하여야 함”이라고 분명히 했다.

 

◆ ‘자연천이를 통한 복원’만 줄곧 되풀이 =

그러나 강원도는 사실 아무 것도 하지 않겠다는 ‘자연천이를 통한 복원’만을 줄곧 되풀이했다. 나아가 △중봉과 하봉 정상까지 곤돌라·리프트 계속 운행 △산림유전자보호구역 이외의 스키 슬로프에는 야생화단지 조성 등 복원과 정반대되는 개발계획을 고집하고 있다.

환경영향평가 매 단계마다 ‘복원계획 수립’만 반복해서 요구하는 환경부, 여기에 대해 매번 모르쇠로 일관하는 강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정절차는 계속 진행되고 있는 웃지 못 할 상황이 ‘남한 최고의 원시림’ 가리왕산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시민환경단체들은 “이제 마지막 공을 넘겨받은 산림청은 2012년 공언한 ‘유전자원보호림 복원’이란 약속을 다시 상기해야 한다”며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복원계획이 나오지 않는다면 가리왕산 유전자원보호림 해제조치는 취소돼야 한다”고 못 박았다.

이에 대해 산림청은 가리왕산 복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시간이 아직 남아 있다는 입장을 보이며 산지전용에 대한 허가를 서두르는 분위기다. 최병암 산림청 산지이용국장은 “중앙산지관리위원회에서 전용계획을 심의하고, 통과되면 공사를 시작한다”며 “가리왕산을 복원할 것인지 여부는 공사가 마무리되는 때까지 결정하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선 공사 후 복원결정’이라는 방식으로 가리왕산이 파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최 국장은 “(올림픽 경기 후 슬로프 등을) 계속 이용하는 게 국가적으로 더 낫다고 하면 놔두고, 복원하는 게 타당하다면 복원계획을 그때 수립하고, 일부 이용하고 일부 복원하는 게 좋다면 이용하는 것을 두고 복원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구체적 복원계획이 안 나온 상태에서 환경부가 왜 환경영향평가 최종협의를 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일고 있다. 여기에 대해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 관계자는 “시공사가 복원사업도 같이 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자 선정 이후 복원안에 대해 우리 청과 최종 합의를 해야 공사가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남준기 기자 namu@naeil.com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한국내셔널트러스트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매거진 내셔널트러스트 30호 [집중과조명]- 가리왕산 편

 소치가 아니라 나가노에서 배워야

글: 이병천 / 산과자연의친구우이령사람들 회장

  

 

 

가리왕산, 활강스키장 반대한다


 ① 소치가 아니라 나가노에서 배워야 (이병천/산과자연의친구우이령사람들 회장)

②  가리왕산스키장 환경영향평가 ‘부실’ 드러나 ( 남준기/내일신문 기자)

  

소치 동계올림픽은 러시아 대통령 푸틴의 정치생명을 걸고 진행되었다. 그는 2007년 중남미 과테말라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 참석해 2014년 겨울올림픽 개최지로 소치가 선정되면 강력한 정부 지원을 보장한다고 역설해 우리의 평창을 제치고 유치에 성공했다. 

그 후 아름다운 자연과 온난한 기후로 흑해의 유명한 휴양지인 소치에는 끝없는 개발이 시작되었다. 아무런 동계올림픽 기반시설이 없던 소치에 경기장 등을 짓기 위해 근대올림픽 218년 역사상 가장 많은 510억 달러(약 55조원)를 쏟아부었다. 올림픽 시설물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자연이 파헤쳐지고 자기의 삶터에서 쫓겨나면서 소치시민들의 저항이 일부 서양 언론에서 일부 보도되기도 했다. 

나는 김진선 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이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성화 봉송 주자로서 성화를 들고 소치 시내에서 200m를 달리고 나서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제부터 평창올림픽이 사실상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소치 대회의 진행 상황을 면밀히 살펴 평창올림픽을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온몸에 전율이 일어났다. 

올림픽을 치르는 데 가장 많은 비용과 환경 파괴의 본보기를 보여준 소치올림픽에서 우리가 무엇을 배울 것인가? 평창은 러시아 소치를 배울 것이 아니라 1998년 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에서 배워야 한다. 

일본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동계올림픽을 두번 치렀다. 1972년 삿포로, 그리고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이다. 


  일본은 삿포로 동계올림픽을 어떻게 치렀나

일본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개최하게 된 동계올림픽을 자기들 국력을 홍보하는 자리로 활용하고 싶어했고 이를 위하여 경기장 이외에 삿포로에 도로, 철도, 전철, 아파트 등 대회 후 필요 없는 사회간접 시설이 많이 만들어졌다.

삿포로동계올림픽에서 가장 문제가 된 쟁점은 알파인스키장 건설 장소에 관한 것이었다. 삿포로 동계올림픽조직위는 기존 스키장 시설이 있는 Mt. Teine에서 치르는 것으로 결정했으나 FIS(International Ski Federation)에서 동계올림픽 활강경기장 장소로 부적합하다는 불만을 제기했다. 

동계올림픽조직위는 FIS와 삿포로 근처에 있는 여러 지역을 둘러본 후 국립공원이자 산림생태 보전지역인 Mt. Eniwa(1320m)에 짓기로 결정하였다(이동거리 30분). 알파인 활강 경기장이 Mt. Eniwa 국립공원에 지어진다는 것이 소문이 나자 홋카이도 주민 및 일본 시민단체가 극렬하게 반대했다. 

삿포로동계올림픽조직위와 국립공원위원회, 시민단체와 함께 현장 조사와 수많은 논의를 거친 끝에 일본자연보전위원회 보증 하에 홋카이도자연보전위원회가 남·여 2개 활강코스를 올림픽 이후 자연복원하는 것으로 하고 스키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하였다. 

SAPPORO 동계올림픽이 치러진 Mt Eniwa

결국 국립공원지역인 Mt Eniwa에 활강 남자코스(2800m)와 여자코스(2100m)와 연습코스가 만들어졌다. 활강 경기장에는 남녀 코스 이외에 Management headquarters, lodging facilities 등 38개 시설물이 들어섰고 2개의 Cablecar, 2개의 Lift가 건설되었다. 스키장 기반을 다지고 설질을 개선하기 위하여 수십 대의 show guns을 설치하였으며 show guns에 필요한 물을 확보하기 위하여 계곡 근처에 소형 댐을 만들고 또 물을 이동시킬 파이프를 땅속에 설치하기 위하여 스키장 가장자리 숲을 파괴하였다.

show guns소형댐과 물을 이동시킬 파이프

더욱 문제가 된 것은 설질을 유지하기 위하여 뿌린 많은 양의 화학물질이었다. 또한 활강코스 및 시설물을 만드는 데 필요한 지반을 고르기 위하여 6톤의 화약을 사용, 기존의 식생 및 토양환경과 야생동물의 자라는 환경에 매우 나쁜 조건을 만듬으로서 활강경기 이 후 Eniwa 활강경기장 복원에 큰 문제가 되었다.

1972년 삿포로 동계올림픽을 끝난 후 Eniwa 국립공원 활강스키장 복원이 시작됐다. Eniwa 국립공원 활강스키장 복원은 1972년부터 1986년까지 15년간 진행되었고 경기장을 만드는데 8억3400만엔이 소요되었는데 복원하는 데 2억4000만엔이 소요되었다. 

Mt Eniwa 활강스키장 부지의 식생은 대부분 ‘가문비나무’(Picea jezoensis) 자연림이었으나 이 식물이 종자 발아가 잘 되지 않아 ‘사할린가문비’(Picea glehnii)를 식재함으로서 순수한 자연복원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에 대하여 이 지역 활강스키장 복원지역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해온 북해도 농업대학은 최종 보고서에서 “Mt Eniwa 활강스키장복원은 생태적 복원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조림 이상은 아니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또한 Harsh Ecology을 쓴 Harsh는 “원래대로 돌아오는 데는 100년 이상 걸릴 것”이라며 “너무 큰 비용(huge cost)을 치렀다”고 말했다.

삿포로 동계올림픽의 환경파괴가 국제적으로 문제가 되면서 1976년 개최지였던 미국의 콜로라도 덴버시는 활강경기장 건설로 인한 로키산맥의 환경 파괴 문제와 개최비용 등을 놓고 주민투표를 실시, 올림픽조직위에 개최권을 반납하였다. 


 1998년 Nagano 동계올림픽은 어떻게 치러졌는가?  

1972년 삿포로동계올림픽에서 자연파괴라는 너무나 값비싼 대가를 치렀던 일본은 나가노 동계올림픽의 슬로건을 ‘자연과의 공생’으로 정했다. 시민단체들은 올림픽 시설의 자연 파괴에 엄격한 감시의 눈길을 모았다. 

나가노올림픽조직위도 자연환경을 보호하기 위하여 모든 경기장을 기존에 있는 것을 사용하고 시설을 할 때는 벌채를 최대한 줄이는 것을 기준으로 했다. 또 눈을 다지는 화학물질을 최소화 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았다. 

알파인코스를 만드는 데 벌채 등 환경훼손이 가장 심한 활강경기장은 Hakuba Happoone Winter Resort(1958년에 건설)의 기존시설을 이용하기로 했다. 

FIS는 협의하던 중 1996년 Test Event 후 “활강경기에서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선보이기 위해 출발지점을 Hakuba 국립공원 고산지역으로 120m 연장하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나가노조직위는 국립공원 내 고산식물 파괴 등을 이유로 이 제안을 거절하였다. 

Mt Karamatsu, Hakuba Happoone Winter Resort

경기가 열리기 2개월 전까지 계속 FIS와 논쟁을 한 끝에 FIS와 나가노동계올림픽조직위는 국립공원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85m 연장하기로 합의하고 downhill, super giant slalom, and combined slalom 등 나머지 alpine 스키도 이곳을 주경기장으로 이용했다. 

또 하나의 쟁점은 바이애슬론 경기장이었다. 경기장 예정지에 ‘참매’의 서식지가 있어 올림픽조직위와 시민단체들이 건설 불가를 주장했고, 결국 다른 장소로 옮겨졌다. 

나가노는 동계 올림픽은 항상 숲과 생물서식지 파괴라는 결과를 가져오지만 개최국의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환경파괴를 최소화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은 기존의 시설을 최대한 이용하는 저비용 환경올림픽이 되었으면 한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한국내셔널트러스트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매거진 내셔널트러스트 29호 [집중과조명]- 섬 생태 보전 방안

① 섬과 바다에서 미래를 찾다

글: 장정구 /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

 

 섬 생태 보전 방안


 ① 섬과 바다에서 미래를 찾다 (장정구 |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

②  섬의 생태보전과 현명한 이용을 위한 방안 (최중기 | 인하대학교 교수)

 


대청도 옥죽동사구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는 3천여개 섬이 있다. 인천 연안에도 독립된 문화와 생태, 경관을 간직한 170여개의 섬이 있다. 오랜 삶과 태초의 신비를 간직한, 앞으로도 많은 생명들의 터전일 그들이다. 그러나 어족 자원의 고갈, 온난화로 인한 해양 생태계의 변화, 외부 자본에 의한 난개발 등 크고 작은 부대낌이 많아지고 있다. 

 천신만고 끝에 핵폐기장 위기에서 벗어난 굴업도, 이번엔 한 대기업 계열사에서 사들여 골프장과 해양관광단지를 건설하겠다고 나섰다. 사승봉도와 작약도, 굴업도처럼 통째 이름만 대면 알만한 주식회사 법인의 소유 섬들로 개발기회를 보고 있다. 바다 속에선 수억톤의 모래가 파냈다. 아파트 건설 붐으로 강모래가 부족해지자 바다모래까지 뽑아낸 것이다. 그동안 인천앞바다에서 파낸, 공식적으로 집계된 모래만으로도 서울에서부터 부산까지 천릿길 경부고속도로 위에 폭25미터, 높이25미터의 성을 쌓을 수 있다. 주민반대는 보상금으로 무마하고, 환경단체와 전문가 우려에는 골재수급과 세수확대를 앞세우고 지금도 바다모래를 파내고 있다. 이뿐 아니다. 세계5대갯벌이라는 서해안갯벌에서 마지막 남은, 한강하구에 위치해 퇴적상, 생물다양성과 생산성이 매우 우수한 강화갯벌엔 대규모 조력발전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영종도북단 수하암의 저어새

인천앞바다바로알기탐사와 인천섬연구모임

 인천의 섬과 바다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도 불고 있다. 전문가에 의한 조사연구, 환경단체와 지역주민들에 의한 자연생태, 역사문화 보전활동이 점차 늘고 있다. 과거 각 분야별 전문가에 의한 연구조사가 일부 있었지만 인천지역사회에 바다와 섬에 대한 체계적인 논의가 시작된 것은 2003년쯤이다. 2003년, 행정과 전문가, 환경단체와 언론이 함께 한 탐사단이 조직된 것이다. 1년에 10여 차례 이상 섬과 바다를 돌며 지역주민들을 만났고 자연생태를 탐사하였다. 2003년말 대이작도 해양생태계보전지역과 장봉도 갯벌습지보호지역 지정도 인천앞바다바로알기탐사를 통해 지역주민과 소통하고 인천 섬과 바다의 가치를 알리는 활동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비록 캐비넷 속 보고서가 되어버렸지만 2007년 인천연안도서에 대한 종합연구에선 인천연안도서 173개를 확인하고 갯벌국립공원, 해상시립공원지정 등 인천 섬과 바다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방안이 제시되기도 했다. 2010년에도 민간차원의 탐사가 진행되고 섬지역의 변화상을 기록하였고 이 후 인천의제21실천협의회에선 문갑도를 중심으로 문화마을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2012년에는 자연생태, 역사문화, 인문지리 등 좀더 많은 분야별 전문가들이 모여 정기적으로 인천도서지역을 답사연구하여 가치를 발굴하고 알리는 활동을 목적으로 하는 인천섬연구모임이 발족하였다. 2013년 답사는 강화군 교동도, 옹진군 백아도와 소연평도, 대청도에 대한 답사와 보고회를 진행하였다. 특히 첫 번째 답사지역으로 선택한 교동도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화개산성(관미성추정)[각주:1] 고구려의 광개토대왕과 백제 아신왕의 격전지인 관미성을 광개토대왕비문, 삼국사기의 기록과 지리지형을 고려하여 학계에서는 파주의 오두산성, 강화의 하음산성, 교동의 화개산성 등으로 추정하고 있다.  

, 삼도수군통어영, 동진나루 등 삼국시대부터 관방의 요충지로 역사문화적으로 매우 중요한 섬이다. 현재 강화와의 연육교건설공사가 진행 중으로 방치되고 있는 유적지와 유물들에 대한 체계적인 발굴과 보전을 제안하고 있다. 소청도와 백아도 답사를 통해 인천도서지역의 한반도 철새이동경로로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소청도국립철새연구센터설립을 공론화하고 있다. 또한 대청도의 해안사구와 연평도의 한국문학사적인 가치도 섬연구모임에 의해 새롭게 알려지고 있다.


모래채취 현장

주민에 의한 섬보전활동, 점사모와 이작도바다생태마을

 대이작도에는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된 ‘풀등’이 있다. 하루 두번 썰물에 드러나고 밀물에 잠기는 모래섬이 풀등이다. 수억톤에 달하는 바다모래채취로 해양생태계는 파괴되어 어족자원은 고갈되고 해안침식으로 해수욕장 모래가 유실되자 섬주민들은 해사채취반대대책위원회를 꾸려 적극적인 행동에 나섰다. 2003년 해양보호구역지정 바다모래채취 휴식년제 도입이라는 적지 않은 성과를 남겼다. 대책위원회로 시작된 이작도의 해양보전운동은 이제 생태관광과 생태마을을 고민하고 있다. 전문기관의 자문을 받아 ‘바다생태마을’사업을 기획하고 2011년에는 행정안전부의 찾아가고 싶은 명품섬으로 선정되었다.  

 점박이물범은 황해를 대표하는 해양포유류로 멸종위기야생동물2급, 천연기념물 제331호, 보호해양동물, 2014아시아경기대회마스코트이다. 1940년대 8천마리에 이르던 황해의 점박이물범이 지금은 300여마리에 불과한데 대부분 백령도에서 관찰된다. 보호구역지정을 우려하여 아직 점박이물범에 호의적이지 않은 어민들도 있으나 점사모(점박이물범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는 점박이물범을 보호하기 위해 백령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단체이다. 대부분 점박이물범 생태해설가 양성과정교육을 이수한 주민들로 관광객과 주민들의 대상으로 점박이물범 생태해설, 생태관광시범사업, 점박이물범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청소년섬바다기자취재활동

미래세대, 바다에서 인천의 미래를 찾다  

 ‘파랑’, 2011년 시작된 인천녹색연합과 인천일보 공동주최의 청소년인천섬바다기자단의 이름이다. 인천경기도 지역의 고등학생들로 구성된 파랑은 2011년 이작도 장봉도 백아도 강화도 대청도를 시작으로 2012년에는 볼음도·주문도 연평도 울도·지도 세어도 자월도, 2013년에는 교동도 백령도 덕적도·소야도 서검도·미법도 승봉도를 1박2일 취재·보도하였다. 인천의 섬과 바다, 주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기록하면서 그동안 몰랐던 또 하나의 이웃, 우리의 과거이자 미래를 만났다. 


2500만, 머지 않아 인천 섬과 바다로 밀려올 수도권의 인구다. 인천연안의 섬들은 지금 날선 파도의 절정에 서 있다.[각주:2]



  1. 고구려의 광개토대왕과 백제 아신왕의 격전지인 관미성을 광개토대왕비문, 삼국사기의 기록과 지리지형을 고려하여 학계에서는 파주의 오두산성, 강화의 하음산성, 교동의 화개산성 등으로 추정하고 있다. [본문으로]
  2. 인천섬연구모임 발족취지문 중에서 [본문으로]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한국내셔널트러스트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매거진 내셔널트러스트 29호 [집중과조명]- 섬 생태 보전 방안

 섬의 생태보전과 현명한 이용을 위한 제안

글: 최중기 | 인하대학교 교수

 

 섬 생태 보전 방안


 ① 섬과 바다에서 미래를 찾다 (장정구 |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

②  섬의 생태보전과 현명한 이용을 위한 방안 (최중기 | 인하대학교 교수)

 


  우리나라는 섬이 많은 나라다. 유인도 463개, 무인도 2700여개가 넘는 3200여개의 섬이 서해와, 서남해와 남해에 위치하여 반도국가의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섬 중에는 제주도와 울릉도와 같이 과거에 한 나라를 이루었던 큰 섬도 있고, 면적이 100평도 안 되는 조그만 섬도 있다. 섬을 둘러싸는 바다의 특성과 섬의 육상 환경과 거기에 사는 사람들의 특성에 따라 섬마다 독특한 자연과 문화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고유의 특성에 따라 자연의 다양성과 역사, 문화의 다양성을 가지고 있어 섬마다 다른 매력이 있다. 이러한 매력 때문에 사람들이 섬을 찾기 시작하고, 주민들은 생활 편의, 경제 여건 개선을 위해 다리를 놓고, 배편을 늘리고 주민들은 대규모 개발을 원한다. 그러나 섬은 제한된 토지와 자원이용의 한계, 주민 구성의 단순성으로 외부 환경 유입과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고유의 특성을 쉽게 잃게 된다.

  이러한 개발로 인한 섬의 자연과 문화의 훼손을 막기 위하여 정부는 부처별로 여러 가지 방안을 내놓고 있다. 안전행정부는 「도서개발 촉진법」에서 난개발을 제한하고 있다. 환경부는 아름다운 해상과 도서지역을 해상·해안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으며, 「독도 등 도서지역의 생태계 보전에 관한 특별법」을 적용하여 183개 무인 도서를 특정도서로 지정하여 도서내 건축, 매립, 벌목, 도로 건설, 자연 형상변화 등을 금지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연안 통합 관리 계획」에 의거 지방자치단체에 유인도서를 절대보전 지역, 준보전 지역, 이용가능 지역, 개발가능 지역으로 구분하여 관리하기를 요구하고 있으며, 「무인도서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거하여 무인 도서를 절대보전 무인도서, 준보전 무인도서, 이용가능 무인도서, 개발가능 무인도서로 구분하여 관리하게 되어있다. 또한 「습지보전법」과 「해양생태계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거 습지보호지역 및 생태계 보호지역 등 해양보호구역을 섬에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문화관광부는 보전가치가 높은 도서 지역을 천연보호구역 또는 명승구역으로 지정하여 야생 동·식물, 골재채취 및 광물채집을 금지하고 보호하고 있다. 



  그러나 「연안통합관리계획」의 법적 구속력이 미약하고 「도서개발촉진법」은 개발 제한보다 이용을 더 강화하고 있고, 무인도서 관리는 실태조사 상태에 있고, 특정도서 관리는 현황파악에 급급한 실정이다. 이러한 법정 보호 도서 이외의 전체 도서의 78%에 해당하는 도서들이 법정 보호지역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도서를 갖고 있는 지방자치 단체는 세수증대를 위하여 도서개발 의지가 높다. 한때 웅진군수는 서울도심 지하철역에서 인천 섬을 판다는 일인 광고를 한 적이 있고, 제주도는 골프장 신설을 무더기로 허가한 적이 있다. 이러한 지자체의 도서 개발 의지로 국회에서 「남서해안개발 특별법」이 통과되었다. 대기업들 또한 도서개발에 관심이 많다. CJ그룹은 인천 앞의 굴업도를 통째로 사들여 위락단지로 만들려 하고 있다. 자연경관이 좋은 섬들을 주민들과 외지인이 경관지역에 각종 숙박시설과 편의시설을 지어 자연경관이 크게 훼손되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 섬에 대한 관리는 법이 있지만 극히 제한된 보호 활동만 하고 있고, 섬의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에 대한 대책은 미흡하다. 최근에 일부 지자체에서 슬로아일랜드, 에코아일랜드, 그린아일랜드, 명품 섬을 조성하여 섬의 친환경적 개발을 통한 수익을 창출하려고 하고 있지만, 극히 일부 섬에 해당되고 아직 그 가능성이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다.



  섬의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보호·유지하면서 지속가능하게 이용하는 방법이 도서 발전에 효과적임이 나타나고 있다. 제주도의 올레길 개발이 제주도의 홍보와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되고 있고, 통영 장사도의 동백공원 조성, 신안군 증도의 슬로아일랜드 조성등도 지역발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대규모 위락단지 조성보다는 섬의 자연경관과 문화유산을 이용한 섬 생태관광 등이 도서 주민들에겐 주민들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향 생활을 영위하면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이다.

  이러한 생태관광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도서지역의 생태가치가 놓은 자연경관 지역을 잘 보전하고 도서 고유의 문화를 잘 유지하고 홍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해상국립공원 또는 국립해상공원 조성, 해양보호구역 지정을 요청하고, 민간차원에서 명품 섬 조성, 섬트러스트 지역들을 조성하는 방법이 제시된다. 섬트러스트는 섬의 자연생태와 문화유산이 보호할 가치가 높은 곳을 대상으로 매입 활동을 하여 개발을 방지하면서 국민들에게 그 우수성을 홍보, 방문토록 하여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게 하는 제도이다.

  이러한 섬생태 관광개발과 섬트러스트 운동이 정부와 지방자치 단체의 미비한 도서보전 활동을 측면에서 지원할 수 있으며, 섬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리라 본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한국내셔널트러스트 한국내셔널트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