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DMZ일원에 월동하기 위해 보금자리를 찾는 두루미는 400여 마리에 이릅니다. 멸종위기종 1급 두루미와 멸종위기종 2급 재두루미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두루미들은 왜 1600Km를 날아 연천에 오는 것일까요? 또 와서는 무얼 먹고 겨울을 날까요? 1년 중 7개월은 겨울인 시베리아에서 두루미가 5개월 동안 새끼를 기르고 가르치고 새끼가 하늘을 날아다닐 쯤, 시베리아는 혹독한 겨울이 오기 시작 합니다.

 

영하 40를 넘나드는 추위와 얼어버린 땅에서 먹이를 찾을 수 없게 되면 동토의 땅을 떠나 따뜻하고 먹이가 풍부한 남쪽으로 이동을 합니다.

 

연천 중면 횡산리 임진강 망제여울에서 대장정의 막을 내리고 지친 몸을 추스립니다. 1600km를 날아오면서 소비된 체력을 회복하기 위해 동물성 먹이인 작은 물고기와 다슬기 먹습니다. 그러나 주된 먹이는 탄수화물인 낙곡입니다. 율무와 벼 낙곡은 두루미들의 가장 주요한 에너지 공급원입니다.

 

임진강 민통선내 망제여울(구 빙애여울)

 

유조에게 여울에서 동물성 먹이 찾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두루미부부

 

하지만 두루미들의 겨울나기가 최근 들어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가장 큰 원인이 바로 율무와 벼 낙곡의 부족입니다. 추수가 끝나면 볏짚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대신 커다란 마시멜로 같이 생긴 '볏짚 곤포 사일리지'가 온 논에 널려 있습니다. 축산 농가의 사료용으로 사용되는 볏짚을 곤포사일리지로 만들어 한 개에 5만 원에 판매됩니다. 이렇게 볏짚을 거둬가게 되면 두루미가 먹는 낙곡이 많이 줄어듭니다.

 

곤포사일리지 만들기 전 볏짚을 말아놓은 모습

 

볏짚을 수거하지 않은 논과 수거한 논

 

1990년대 이전에는 농부들이 추수가 끝나면 볏짚을 그대로 깔아놓고 이듬해 농사를 위한 밑거름으로 사용했습니다. 두루미들은 수천 년 동안 그런 농업 환경에 적응해 낙곡을 먹어가며 연천에서 겨울을 지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서식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DMZ일원에 개발이 이루어지면서 곳곳에 건축물이 들어서고 있으며, 논과 밭은 인삼밭으로 변해가면서 두루미는 먹이터를 잃어버리고 있습니다.

 

연천군 중면 횡산리 DMZ일원의 인삼밭

 

율무두루미 400여마리가 매년 겨울에 도래하는, 연천군 중면 횡산리 일원은 임진강 최상류에 DMZ일원에 위치하고 있으며 2개의 여울과 여울 주변에 자리한 10만여평의 논과, 산간에 율무 밭이 넓게 산재해 있습니다. 넓은 논과 수백만평의 밭 두루미들이 한 겨울 먹을 것이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볏짚은 가축 사료용으로 수거해가고 율무는 연작을 할 수 없어 해거리를 하고 있습니다.

 

해거리 때문에 율무농사를 짓지 않고 콩을 지은 밭에 율무두루미가 찾아왔습니다. 율무두루미들은 전년도의 기억을 가지고 율무밭을 찾아왔지만 보이는 것은 콩 타작을 하고 남은 부스러기뿐입니다.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묵정밭까지 걸어 올라가 보지만 잡풀뿐입니다. 사정은 이 곳 뿐만 아닙니다. 횡산리 이곳저곳 콩밭만 가득합니다.

 

2015년 10월 경작한 율무밭

2016년 경작하지 않은 율무밭

 

환경부는 지난 2002년부터 겨울 철새의 먹이 확보를 위해 '생물다양성관리계약'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논에 볏짚을 그대로 두게 하고 일정액을 보상해주는 '볏짚존치' 사업이 대표적입니다.

 

연천은 2013년부터 '생물다양성관리계약'을 임진강 일원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민통선내에 자리하고 있는 두루미 먹이터인 횡산리 10만평의 논은 축산농가가 곤포사일리지를 만들기 위해 논 소유자와 관리계약을 체결해서 두루미들의 먹이터인 횡산리에서 볏짚존치를 이행하지 못하고 있으며, 매년 반복되는 악순환 속에서 두루미들은 배고픔에 겨울을 나고 있습니다.

 

농가의 볏짚 수거가 계속 확산될 경우 겨울 철새의 먹이 확보는 심각한 위기에 놓일 수 있습니다.

겨울 철새 가운데 몸집이 가장 큰 두루미는 하루 약400g(4000립중)율무낙곡을 먹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400마리의 두루미가 율무낙곡400g을 먹을 경우 하루 160kg의 율무낙곡이 필요합니다.

 

두루미의 월동 기간인 10월말부터 이듬해 3월 하순까지 5, 150일을 생각해보면 약24톤의 율무와 낙곡이 필요한 셈입니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 한탄강지키기운동본부와 연천군청에서 5개월간 두루미 먹이로 뿌려주는 4톤의 먹이와 '볏짚존치' 사업은 그야말로 '푸른바다속의 좁쌀'에 불과합니다.

 

많이 부족했지만 그나마 같이가치와 한 땀 한 땀 보태주신 여러분들의 정성이 두루미들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대장정의 길에 체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움의 손길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연천 율무두루미를 위한 땅 한 평 사기에도 많은 분들이 도움의 손길을 주고 있습니다.

 

201710월말 연천군 중면 임진강 최상류 망제여울에 두루미들이 유조를 데리고 돌아오게 하여 새로이 난 유조와 그들의 형제자매, 부모와 함께 임진강가에서 자유로운 삶은 가질 때, 두루미가 우리에게 주는 정서적, 문화적 풍요로움은 더욱 커져 갈 것입니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 DMZ 위원회 백승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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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강 두루미 서식지는
비무장지대와 민간인통제지역인 연천군 중면 일대의 임진강여울은 두루미와 검독수리, 흰꼬리수리, 수리부엉이, 수달, 호사비오리가 서식하고 있는 자연생태계의 보고입니다. 또한 이 지역은 선사시대 우리 조상들의 역사와 문화가 깃들어있는 지역입니다. 한탄강변에 위치한 전곡리 선사유적지와 함께 임진강에서도 수많은 구석기유물과 불탄석기 삼곶리 돌무덤과 횡산리 돌무덤이 발견되어 고고학계의 관심을 끌고있는 곳입니다. 수려한 자연경관과 함께 어우러지는 주상절리와 적벽은 유네스코문화유산 등록을 추진할 만큼 자연경관적인 가치가 충분히 있는 곳입니다. 특히 이곳은 비무장지대와 민통선지역이었기 때문에 비교적 보전이 잘되어 역설적으로 분단이 준 자연의 선물이기도 합니다.



현재 이곳은
연천군 임진강 일대는 현재 큰 변화의 중간에 있습니다. 이곳은 400여 마리의 두루미(천연기념물 202호)와 재두루미(천연기념물 203호)가 살고 있습니다. 두루미는 세계에 2900여 마리만 생존하는 멸종위기종으로, 시베리아와 중국 동북부에서 번식하다가 겨울이 되면 한반도로 날아와 비부장지대 일대에서 지냅니다. 지난 2007년 군남홍수조절댐이 건설되기 시작하자 수자원공사는 2008년부터 두루미 보호대책으로 댐상류 민통선지역 횡산리 일대 대체서식지를 조성해 해마다 8톤 가량의 먹이주기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로 두루미 개체수가 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2012년 겨울부터 군남댐에서는 담수를 본격 시작했습니다. 이는 애초 댐 건설시부터 우려한 두루미의 주요 서식지와 여울을 수몰 시킬 것이므로 두루미의 수난은 이제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루미 숲을 만들어요
다행히 이곳 연천 DMZ에는 내셔널트러스트가 시민유산으로 확보한 임야가 있습니다. 故 신중관 선생님이 "분단의 상징인 휴전선과 그 일대를 미래 세대를 위해 보전하고 세계적인 생태지역으로 조성하길 바랍니다" 라는 유언으로 *내셔널트러스트에 기증하신 시민유산입니다. 군남댐은 9월~5월의 갈수기 동안 물을 채울 것입니다. 이곳은 군남댐과 가까운 곳으로 두루미들이 쉼터로 이용되고 있고 수몰될 여울을 대신한 대체 서식지로서 충분한 생태적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도움으로 나무를 심고 두루미의 먹이가 될 친환경 율무를 키우며 자연 서식지로 가꾸고자 합니다.

 

사진제공: 이석우 (한국내셔널트러스트 DMZ위원회)

<다음 아고라 희망해> 두루미 숲 만들기 캠페인에 서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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